이 책에서는 경제적인 차원의 세계화에 논의를 한정시키고자 한다. 경제학적으로 세계화란 “재화 및 용역과 생산요소, 즉 노동과 자본의 시장이 더욱 밀접하게 국제적으로 통합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세계화를 이렇게 좁은 의미로 정의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종합적인 분석을 시도한 글은 많지 않으며, 더욱이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는 드물다. 이 책의 목적은 세계화를 경제사적으로 조망함으로써 현 시점의 세계화에 관한 찬반 논의를 더욱 잘 이해하는 데 있다. 나아가 이에 대응할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다시 말해 저자는 ‘세계화’를 역사적으로 조망함으로써 개념의 변천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해야만 세계화의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화 반대시위 소식에도 익숙하다. 우리나라도 우루과이 라운드(1986-94)와 한국-칠레 FTA(2004 발효)에 이어 우여곡절 끝에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었으며, 양국의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세계화와는 다른 개념인 지역주의도 이제는 ‘세계화’의 한 형태로 인식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FTA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제법 거세다. 그렇지만 ‘세계화’와 지역주의로 명명되는 시장통합화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동아시아 특히 한국의 경우 성장의 절대부분을 무역에 의존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력이 확산되면서 20세기 전반부에서 경험했던 바의 세계화 후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시장통합이 진전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문제는 세계화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조율할 거버넌스의 효율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WTO체제 개선방안들도 무성하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세계화에 직접 동참하든, 차선책으로서 지역주의를 택하든, 어느 쪽이건 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화에 대한 경제사적 접근이 유용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워싱턴 합의(Washington consensus)’를 추구하는 미국의 헤게모니도 앞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될 것 같다. 그러나 MFN 원리를 포기하고 지역주의로 선회한 미국이 세계화의 거버넌스에 노력을 경주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제1장 총설: 세계화의 역사적 조망
Ⅰ. 문제의 제기
Ⅱ. 상품시장 통합
Ⅲ. 자본시장 통합
Ⅳ. 노동시장 통합
Ⅴ. 세계화와 불평등
Ⅵ. 세계화의 후퇴
Ⅶ. 세계화와 지역주의
Ⅷ. 세계화의 관리
Ⅸ. 요약 및 정책 시사점

제2장 금융세계화와 국제자본 이동
Ⅰ. 머리말
Ⅱ. 국제자본 이동의 역사적 추이
Ⅲ. 국제자본시장의 공과 1: 성장
Ⅳ. 국제자본시장의 공과 2: 불안정성과 위기
Ⅴ. 요약, 전망과 과제

제3장 세계화와 불평등
Ⅰ. 머리말
Ⅱ. 대량이민과 노동시장 통합
Ⅲ. 요소가격 균등화와 국가 내 불평등
Ⅳ. 국가 간 불평등과 수렴 논의
Ⅴ. 오프쇼어링의 팽창과 노동시장 전망
Ⅵ. 복지국가의 위기?
Ⅶ. 후기

제4장 지역주의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Ⅰ. 지역주의의 현황
Ⅱ. 지역주의의 역사와 경제적 성과
Ⅲ. 지역주의의 후생효과
Ⅳ. 지역주의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부록 GATT/WTO에 통보된 지역무역협정

제5장 지역통합, 집단안보, 무역망 구축-연합국 점령하의 서독과 일본 경제
Ⅰ. 문제의 제기
Ⅱ. 초기 점령정책
Ⅲ.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전환과 서독, 일본 경제의 부흥
Ⅳ. 무역의 확대와 무역 패턴의 재편
Ⅴ. 맺음말

제6장 세계화와 미국의 헤게모니
Ⅰ. 미국과 세계화
Ⅱ. 미국의 헤게모니 획득 과정
Ⅲ. 미국 주도 세계화의 비대칭적 결과
Ⅳ. 전망과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