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의 스토리 전개는 다분히 통속적인 면이 있다. 순박한 시골 처녀, 도시에서 온 난봉꾼, 미혼모 출산, 신분을 초월한 사랑, 신혼 첫날밤의 파경, 신대륙으로의 도피, 치정 살인, 연인들의 야반도주, 살인범 처형 등, 단순화와 과장의 위험이 없지 않지만 테스(Tess)와 알렉(Alec), 에인절(Angel)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 이 소설의 스토리는 흥미진진한 멜로드라마의 요건들을 충분히 구비하고 있다. 발표 당시부터 이 작품이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20세기 들어 영화화되면서 대중적인 인기까지 누렸던 것은 이같이 흥미진진한 구성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 탁월한 대중성이 거꾸로 이 소설에 대한 올바른 평가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테스』가 통속적인 면을 넘어서 이룩한 소설적 성취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최종적 해체 단계에 들어선 영국 전통 농촌사회의 실상을 이 작품의 생생한 기록을 통해서 읽을 수 있고, 그 신산한 현실 속에서 뚜렷하게 솟아오르는 테스라는 탁월한 인물의 창조는 현대 비극에서 모색 가능한 비극적 주인공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알렉과 에인절 두 남성과 벌이는 테스의 힘겨운 드라마는 남성 위주의 이중적 성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빅토리아 사회에서 여성이 독립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담긴 여성론적 선구성까지 확인할 수 있다.

머리말
제1부 처녀
제2부 처녀를 지나서
제3부 회복
제4부 결과
제5부 여자는 값을 치른다
제6부 개심자
제7부 성취

해설
토머스 하디 연보